만추晩秋_애나의 늦가을 by 무시무시



만추晩秋
late autumn

애나의 늦가을

수많은, 그리고 세밀한 
탕웨이의 표정이 수많은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던
만추.

가장 명장면은 단연 
꿈을 꾸듯 짧은 시간을 뒤로 한 채
교도소로 돌아가는 버스에 홀로
앉아있는 애나에게 몇번 이나
훈이 손을 들어 인사하던 장면.

어떤 말에도 반응하지 않던,
바늘하나 들어갈 틈 없이 돌 같던 애나가
훈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는 장면은
가장 고요하지만 가장 극적인 장면이다.

이내 훈이 몇번의 인사를 더 건네지만
눈길한번 주지 않고 무심하고 무던하게
돌아보지 않던 애나는
정작 훈이 버스 저편으로 사라지자
세상이 끝나는 듯 무너져 내린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후 능청스레 훈이 첫 만남과 같이 
버스에 올라 애나 옆에 앉고,
잠시 쉬어가기 위해 들른 휴게소에서
헤어지기 전 키스를 나누는 장면을
명장면으로 꼽지만

만추_애나의 늦가을은
훈과 완전히 헤어졌다는 생각에
덜컥 무너져버린 그 버스 안,

그러니까 다시 만나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훈이 어디론가 없어져버린 당황스러움,
그리고 간절히 그를 찾는 안타까움과 더불어 
언젠가는 그를 다시 만날 기대와 설레임으로
봄이 되어버린 애나가 아닌

송두리째 훈이 없어진 그 버스안에서
홀로 남겨진 그때가
애나의 늦가을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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